[ESSAY] 내 고향 북한의 설

2016.02.03

[ESSAY] 내 고향 북한의 설

20년전 부활한 북한의 설… 그곳에선 떡국이 정말 고급음식
고향 부모님 세배는 언감생심… 안부도 교환 통해 공중전화로
하루빨리 분단 고통 마무리하고 북녘서도 더 따뜻한 새해 맞기를

림일 탈북 작가
림일 탈북 작가

지난 주말 열 살 난 막둥이 손을 잡고 집 근처 대형 마트를 찾았다. 며칠 뒤 강원도 어느 스키장에 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품을 사기 위해서다. 경기 침체라지만 그래도 설이 가까이 와서인지 넓은 주차장에는 쇼핑을 나온 고객들이 세워놓은 다양한 승용차가 평소보다 더 많이 들어찼다.

‘없는 것 빼고는 모두 다 있다’는 마트 안에서 갖가지 상품을 고르며 북새통을 이룬 고객들의 표정에도 명절에 대한 기대로 미소가 잔뜩 어렸다. 부모 손 잡고 나온 아이들은 무엇을 사달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아무튼 나라에 돈이 있어야 국민도 잘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높아야 명절도 기다려지는 법이다. 행복에 겨운 아들과 즐거운 쇼핑을 하면서 고향 생각에 잠겼다.

북한에서 설은 지난 1960년대 김일성의 ‘시대에 맞지 않는 봉건적 잔재’라는 교시로 청산됐다가 90년대 초반 김정일의 지시로 ‘민족 전통문화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부활했다. 초기에는 하루만 쉬다가 요즘은 이틀을 쉰다. 첫날은 아침 일찍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절을 한 후 각자 소속된 조직과 단체별로 정치 학습과 강연 및 문화 행사를 갖는다. 다음 날은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공원과 극장 등을 찾아 유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노래방, 커피숍, PC방 등 문화 시설은 전혀 없다.

조상의 묘소를 찾아 만복기원의 절을 올리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며 덕담을 나눔에서부터 씨름과 윷놀이, 장기와 바둑 등 우리 민족의 고유 민속놀이는 남한과 똑같다. 재롱떠는 아이들의 손목을 잡고 동네 강변에서 하는 제기차기와 술래잡기, 썰매 타기와 눈싸움도 별 다름없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차이점이 있다. 먹을 것이 흔한 남한에서 설날 아침 으레 마주하는 민속 음식인 떡국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는 정말 고급 음식이다. 서울에서 생일에 먹는 미역국도 평양에서는 임신부가 출산 후 먹는 대표 음식이다.

[ESSAY] 내 고향 북한의 설
/이철원 기자

모든 것이 국가 배급제인 북한에서는 설날 상점과 식당에서 주민들이 흥청거리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TV에 비치는 평양의 연출된 모습은 오직 그들만의 소왕국에서 존재하는 이색적 그림이다. 솔직히 말해, 산 사람이 먹을 음식도 제대로 없는 실정이니 죽은 조상님께 드릴 차례상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계속되는 국가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노동자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형국이니 아이들에게 주는 세뱃돈도 거의 전무하다. 북한 조선중앙은행의 각 저금소(지점)는 입금만 되고 출금은 전혀 안 된다. 세상에 뭐 그런 곳도 있느냐는 의문이 가겠지만 여하튼 북한은 그런 곳이다.

북한에선 남한처럼 자가용을 타고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 세배 드리는 풍경을 볼 수 없다. 친인척 중에 관혼상제가 있을 때만 정부의 승인을 받고 지역을 벗어나는 북한 주민들이다. 설령 평양에서 청진을 기차로 간다고 해도 빠르면 하루 이틀, 늦으면 1주일 이상 걸린다. 그렇다고 가정용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도 아니다. 당과 국가의 고위간부들 집에는 전화가 있지만 일반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에는 경비실에 한 대 있을 정도이며 시내 공중전화도 교환이 연결해준다. 휴대전화 구입비는 일반 주민들의 100년 월급과 맞먹는 꿈도 꾸지 못할 엄청난 부의 상징이다.

명절도 아닌 주말에 설날 풍경을 미리 앞당겨 만끽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손에 쥔 작은 휴대폰으로 빠르게 변하는 지구촌 곳곳은 물론이요 세상 사람들이 사는 다양한 모습까지 환히 들여다보며 웃음 가득한 아들의 행복한 모습에 도취한 내가 북한의 총리나 장관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그들도 없는 자가용을 타고 다니며 외국은 물론 국내 어디든 아무 때나 다닐 수 있는 풍족한 자유로움, 일을 잘못한다고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내가 20년 전 이곳 남한으로 오길 백번 잘했다. 북한에서 설날에도 못 먹는 떡을 1년 내내 먹을 수 있고 명절에도 구경 못 하는 여유로운 표정을 매일같이 볼 수 있으니까. 내가 서울에서 보는 시민들의 순수한 꾸밈새는 거짓과 포장이 없는 진실의 그림이다. 이거야 말로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훈훈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휴전선이 가로막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그리운 고향을 마음에 그려본다. 하루빨리 70년 분단의 고통을 마무리하고 통일이 되어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했으면 좋겠다. 민족의 고유 명절 설을 맞으며 고향에 계시는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우리 동포들에게 새해에는 더 나은 생활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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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내 고향 북한의 설

[림일 칼럼] 여보! 우리가 좋은 나라에서 살죠

2016.1.15

[림일 칼럼] 여보! 우리가 좋은 나라에서 살죠

 

쌀쌀한 날씨인 지난 주말 초등학생 3학년인 막내아들의 손목을 잡고 동남아로 여행을 가는 아내를 바래주려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습니다.
방학이라 부모의 손목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아이들도 제법 보였으며 환한 표정에 출국하는 남녀노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풍경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죠.
그 황홀한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그리고 난생처음 타보는 비행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입이 귀밑에 걸린 아들 녀석을 행복한 눈길로 바라보며 아내가 문득 저에게 “여보! 우리가 좋은 나라에서 살죠” 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저와 아내가 살았던 북한에는 ‘국내여행’은 고사하고 ‘해외여행’이란 말조차 없습니다. 국가경제수행 여러 분야에서 모범적이면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극소수의 사람에 한해서 1년에 한두 번 명승지(유명관광지) 휴양권이 차려지는데 전체 인민의 0.001% 정도이죠.
북한주민들은 가족과 친인척의 애경사도 국가승인을 받고 참가하는데 반드시 정부에서 발행한 ‘통행증’을 지참하고 유동한답니다. 유일한 장거리 대중교통수단으로 열차가 있는데 대표적 노선인 평양~청진 구간을 빨리 가도 18시간이죠.
제가 평양에 있을 때 사회생활 첫 직장으로 4년간 근무했던 ‘철도안전국’은 북한철도의 모든 열차 안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통행증’을 확인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급 경찰기관입니다. 보통 한 편의 열차에는 5~6명의 승무안전원(철도경찰)이 있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여행객들의 ‘통행증’을 검열합니다.
“미제와 남조선괴뢰당국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붕괴시키려고 많은 간첩을 파견한다. 우리 공화국정부는 당과 수령을 철저히 보위하며 간첩이 조금도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통행증제도’를 실시한다.”
얼핏 듣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통행증제도’는 북한주민들이 자기 지역을 벗어 못나도록 발목을 잡아놓은 묘책입니다. 만약 이 제도가 없다고 가정하면 평양시민들 수만 명이 외국을 지척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서 국경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반대로 지방에 사는 인민들이 생활수준이 좋은 평양으로 대거 움직일 수 있겠죠.
수령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인민들의 무리이동은 자칫 정부를 반대하는 대규모 폭동으로도 번질 수 있습니다. 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행위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 ‘통행증제도’이며 엄연히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통치수법이라 할 수 있죠.
평생을 살면서 ‘해외여행’이라는 말조차 모르며 다른 나라는 고사하고 제 나라 제 땅도 당국의 승인을 받고 다니는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은 눈물이 겹도록 불쌍합니다. 짐승보다 못한 삶을 누리는 북한주민들에게 사람다운 생활의 세계를 안겨주기 위해서는 통일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없음을 확신하지요.
20년 전 하나뿐인 목숨과 바꾼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기에 초등학생 아들도 해외여행을 보내는 특권을 누리고 삽니다. 그 영광의 특권을 무심결에 누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많은 여행객들에게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손에 들려진 대한민국 여권의 주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십시오. 전 세계 어디든 다녀올 수 있는 그 소중한 여권을 결코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북한의 총리도 갖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특권이랍니다. 영광의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누리는 오늘의 이 행복을 부디 감사하게 생각하십시오.”

 

[림일 칼럼] 여보! 우리가 좋은 나라에서 살죠

[림일 칼럼] 김정은, ‘인민의 괴물수령’이 아니라면···

2016.01.08

 

[김정은께 보내는 림 일의 편지] ⑪ “김정은, 당당히 출생일을 밝혀야죠”

[림일 칼럼] 김정은, ‘인민의 괴물수령’이 아니라면···

 

김정은 위원장! 무엇이든 비밀이 많은 공화국정부가 밝히지 않으니 올해로 몇 회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당신의 생일 1월 8일입니다. 조상(김일성·김정일)에 이어 집권 5년 차인 올해도 자신의 생일을 굳이 밝히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공화국에서는 김일성(4월 15일), 김정일(2월 16일) 생일이 광복절(8월 15일)과 건국일(9월 9일), 노동당창당일(10월 10일)보다 더 큰 명절입니다. 자고로 명절이라면 반가운 사람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며 맛있는 음식도 먹는 날이죠.

고향에서의 유년시절을 추억하면 4·15와 2·16명절에 평양시민들에게 일정량의 사탕과 술, 고기와 과일 등을 배급해줬던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답니다. 그 이후 노동당학습, 노래모임, 동상참배 등 정치적인 행사로만 가득했지요.

아마도 많은 인민들이 당신 조상의 이름을 ‘경애하는’ ‘위대한’ ‘친애하는’ 등 존칭수사 없이 불러도 감옥에 보내지는 잔인한 노동당체제가 무서워 아무 불평도 못하지만 속으로는 ‘쌀 밥 한 그릇도 못 먹으면서 온갖 정치행사로 인민들을 괴롭히는 이놈의 명절 콱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 일국의 정상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생일이나 고향, 경력 등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고 예의입니다. 지금의 모습은 극히 비정상이지요. 물론 선대 수령들의 모습도 전부 비정상적이었지만 말이죠.

생각해보시오. 세상에 자식에게 자기의 나이를 비밀로 하는 아버지가 있나요? 그리고 자기 아버지의 출생지를 모르는 자식이 있을까 말입니다. 가정해서 있다면 분명히 괴물이겠죠. 냉정하게 말하면 바로 당신의 비밀스러운 여러 모습이 무지몽매하고 순진한 인민들 마음속에는 괴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공화국만의 독특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임 수령들의 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2천만 인민이 절대 숭배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인데 그건 과거의 일입니다. 당신은 그 과거와 차별화를 두려고 부인 리설주 여사를 공개하였지요.

김정은 위원장! 언젠가 밝혀질 당신의 생일을 우물쭈물 말고 바로 공개하시오. 그리고 조상들과는 달리 명절로 지정하지 않으면 됩니다. 당신 조상이자 곧 당신인데 굳이 당신의 생일을 밝혀서 명절로 지정할 필요까지 있겠습니까?

간절히 부탁하건대 저 멀리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조상시대와 많이 다른 모습을 적극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 첫 번째가 부인 리설주 여사 공개라면 두 번째가 당신의 출생일은 밝히되 명절로 지정하지 않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해마다 1월 8일 생일에도 어김없이 인민생활부문 현지지도를 열심히 하시오. 아첨쟁이 간부들이 준비하고 지정해주는 장소에만 가지 말고 하루벌이로 사는 평범한 인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애로가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보시오.

평양과 일부 지방의 화려한 건축물시공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헐벗고 굶주리는 가난한 인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는 김정은, 당신을 2천만 인민이 마음속으로 잠시나마 존경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2016년 1월 8일 – 서울에서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96682

 

[림일 칼럼] 김정은, ‘인민의 괴물수령’이 아니라면···

[림일 칼럼] 2016년 첫 편지 드립니다

2016.01.02

[김정은께 보내는 림 일의 편지] ⑩ 배고픈 인민을 돌보았으면···

[림일 칼럼] 2016년 첫 편지 드립니다

 

 

김정은 위원장! 어느덧 한 해가 가고 2016년이 왔습니다. 새해는 공화국에서 당신이 집권한지 5년이 되며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해이죠. ‘소설 김정일’ 작가인 저에게는 평양을 떠난 지 꼭 20년이 되는 해랍니다.

작년에는 내 고향 평양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더군요. 공화국이 세상에 대고 ‘천지개벽’이라며 소리높이 자랑하는 미래과학자거리, 과학기술전당, 학생소년궁전, 만수대분수화초공원, 국제비행장 등 평양의 5대 신건축물이죠.

그런데 당신이 시찰하면서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따라 하기는 고사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황홀한 거리”라고 극찬한 그 미래과학자거리요? 서울에서 내가 사는 동네의 모 건축물과 거리만도 못합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서울에는 종로, 여의대로, 테헤란로 등 세계적인 거리가 수십 개도 남아 있답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요? 그 건물 얼마나 부실공사로 했으면 신축한지 20년 넘어 재건축공사를 하는가 말입니다. (평양국제비행장 신축공사 소리는 제가 당신에게 보내는 이 시리즈편지 1화에 지적했기에 생략합니다.)

김 위원장! 사실 평양은 당신만의 전용도시이죠. 당신 눈에 안 들면 세워질 수도 존재 할 수도 없으며 당신의 결정이 곧 건축물이 되니 말이죠. 그런데 이건 압니까? 그 화려한 건물과 시설을 이용하는 평양의 일반시민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대체 무엇을 하며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는지 말입니다. 모를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인 1995년 5월 평양시민 식량배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지요. 전후 단 한 번도 있어보지 못한 식량공급 중단은 시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원인도 있었겠지만 외국에서 쌀 구입할 돈이 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김정일 시신보관소) 재건축에 들어갔기 때문이죠.

저는 1996년 11월까지 평양에 있었는데 3개월에 10~15일분 식량배급을 받으며 당에서 주는 강연에서 “공화국의 식량난이 미제와 남조선 때문”이라는 내용만 들었죠. 최근의 평양소식을 들으니 20년 전인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더군요.

김정은 위원장! 새해는 작년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물 쌓기에 공들이지 말고 어둡고 낮은 곳에서 힘들게 사는 인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려주길 바랍니다.

오래전에 기계가 멈춘 공장과 기업소로 출근하여 죽은 수령의 사상학습과 생활총화를 하면서 온갖 사회적인 노동에 차출되는 노동자들의 불쌍한 모습도 보고 그들의 가방에 도시락이 들어있는지? 있다면 어떤 음식인지 눈여겨보시오.

국가에서 전혀 식량배급을 안주니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주부들이 온종일 시장에 나가서 어떤 상품을 팔고 사는지 그들의 애로상황에도 귀를 기울여보시오. 지방의 소학교에서 굶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몇%인지도 확인해보시오.

지금처럼 말로만 ‘인민의 어버이’라 말고 실제로 현장에서 소탈한 수령의 자세로 인민의 애로를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인민의 지도자’ 태도가 아닐까요? 새해는 그런 모습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2016년 1월 1일 – 서울에서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95653

[림일 칼럼] 2016년 첫 편지 드립니다

[림일 칼럼] “제발 부끄러운 줄 아세요”

2015.12.21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⑨ 모란봉악단 중국공연 취소이유

[림일 칼럼] “제발 부끄러운 줄 아세요”

 

김정은 위원장! 지난 12일에 있은 평양모란봉악단의 중국공연 취소와 관련하여 열흘이 지나도록 그에 대한 공화국의 입장이 없어 조금은 궁금합니다.

세상이 알다시피 모란봉악단은 당신이 집권하여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여성그룹악단이지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다소 현대적인 악기와 시설, 세련된 미모의 예술인들로 만들어진 당신의 또 다른 자존심인 최고예술단입니다.

평양에서 진행한 조선로동당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여한 중국정부대표단에 답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모란봉악단의 베이징공연 준비였지요. 지난 10일 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한 모란봉악단은 12일부터 14일까지 3~4차례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12일, 첫 공연시작 3시간을 앞두고 숙소인 호텔을 나와 베이징국제공항에서 평양 행 비행기에 올랐지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평양모란봉악단의 베이징공연 취소를 놓고 언론의 추측이 많습니다. 우선 그 공연이 당신에 대한 우상화내용으로 가득했기에 중국 측에서 내용을 바꾸라고 했는데 현송월 단장이 “원수님(김정은)이 보아준 공연내용을 절대 바꿀 수 없다”며 강경입장을 밝혔다고 하네요. 중국 측에서 “정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이 관람하기가 적절치 않아 관객간부의 격을 낮추겠다”고 통보하였답니다.

다음 조금은 황당하지만 모란봉악단 단원 잠적설이 있는데 악단성원 중 1~2명이 행불되어 어쩔 수 없이 생긴 사고라고 하지요. 또한 공화국에서 진행하는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4주기 행사가 더 급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런저런 온갖 억측으로 이뤄진 모란봉악단의 중국공연 취소랍니다.

김정은 위원장! 위의 세 가지 가정을 놓고 생각 좀 해보시오. 만약 평양을 방문한 어느 외국예술단이 당신 앞에서 자국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내용으로 가득한 공연을 한다면 당신 기분이 어떻겠소? 언젠가 평양을 방문한 몽골대통령이 김일성종합대학 강연에서 “어떠한 독재도 영원할 수 없다”는 말에 불쾌해 했던 당신입니다.

예술단원이 잠적했다? 하면 어떻소? “비겁한자야 갈 테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 하면 될 것을. 그리고 부친 사망 4주기 행사라? 그거 이제는 그만 하시오. 세상 사람들이 기가 막혀 웃습니다. 제발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이번 모란봉악단의 중국공연 취소는 국제적인 망신입니다. 당신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중국과 많은 친선방문과 경제교류를 하면서도 절대 있어보지도 못한, 있을 수도 없는 특대형의 중대사고이지요.

분명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모란봉악단 중국공연을 승인한 것도, 그리고 갑작스런 공연취소 및 철수명령을 내린 것도 바로 김 위원장, 당신이라는 것입니다.

국정을 수행하는 일국의 정상이 소신과 원칙, 유연성도 없이 그게 뭡니까? 하기야 당신 주변에 충언할 사람이 없지요. 자기 고모부도 처형하는 비정한 당신 앞에 당과 국가의 간부들이 호랑이 앞의 쥐 마냥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말이죠. 사람의 지혜는 먹은 만큼의 나이에서 나오는데 어린 당신의 독선이 심히 걱정입니다.

2015년 12월 21일 – 서울에서

[림일 칼럼] “제발 부끄러운 줄 아세요”

[림일 칼럼]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압니까?

2015.12.10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⑧ 신 앞에 당신과 인민은…

[림일 칼럼]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압니까?

 

김정은 위원장! 오늘 12월 10일이 무슨 날인지는 압니까? 1948년 제3회 UN총회에서 세계인권 선언이 채택된 ‘세계인권의 날’입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존엄과 권리에 관해 평등하다는 것이 세계인권선언의 요지이죠.

제가 19년 전 평양에서 노동당교육으로 알았던 ‘인권상식’은 “우리민족 반만년 역사에 가장 위대한 영장이신 김일성 동지를 높이 모시고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최고의 지상낙원에서 사는 것이 참다운 인민의 인권”이었죠.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조선노동당의 주장대로 “침략과 전쟁의 원흉 미제의 식민지, 정치·문화·사회가 썩어빠진 인간생지옥”에서 초보적인 인권도 없이 동물처럼 산다는 남조선인민들은 제 손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합니다. 그들이 집집마다 자가용을 두고 세상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하며 산다는 사실은 그냥 평범한 이야기랍니다.

김 위원장! 조용히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 당신만큼이나 최고의 인권과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공화국 2천만 인민이 당신을 신처럼 받들고 따릅니다. 당신의 지시는 국가법이 되고 생각은 현실로 되지요. 당신이 한 번 다녀간 곳은 영구보존의 국가유적지가 되고 당신의 말 한마디에 강산이 변하고 보기 싫은 사람 수백 명도 사라집니다. 그렇게 무서워 당신 앞에서 사시나무 떨듯 하는 당과 국가의 간부들이고요.

당신의 현지시찰 장소는 모두 사전준비가 된 곳이죠. 모름지기 일반 노동자 농민들의 생활을 알면 미치거나 까무러칠 수 있습니다. 하여 그걸 목숨 걸고 막으려는 당과 국가의 간부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죠. 그래야 그들 목숨이 유지된답니다.

김정은 위원장! 두 귀를 열고 잘 들으세요. 공화국에서 누구에게서도 들을 수 없는 그래서 유독 당신만이 모르는 인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알려줍니다.

엄마 태아에서부터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태어나는 2천만 인민은 국가(노동당, 당신)가 주는 소량의 배급을 먹고 시키는 일만 합니다. 그들은 평생토록 각종 총회모임, 정치행사, 군중동원에 포로가 되며 기계가 멈춘 공장에 나가 수령(김일성-김정일)의 사상학습을 해야 하고 안 그러면 반동이 되어 수용소에 수감됩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지방의 인민들에게는 단 한 달의 배급식량도 공급이 안 되었으니 너무 배고파 국경을 넘어도 민족반역자가 되어 총살됩니다.

그 뿐이 아니죠. 외국은 고사하고 자기 사는 지역을 벗어나려고 해도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안 그러면 반동으로 몰려 공개비판무대에 섭니다. 인민이 국가에서 받는 것은 수령의 신임과 믿음뿐이고 바쳐야하는 것은 쌀이며 돈이며 허다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지사지 해보시오. 당신이 거지같은 인민으로 살고 그 인민이 당신처럼 폼 나게 산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제발 인권이 뭔지도 모르는 그 불쌍한 인민에게 밥이라도 먹여주시오. 인권보다 중한 것이 식권입니다. 세계최고인 당신의 인권과 식권 1/1000 만이라도 인민에게 주시오. 신 앞에 당신과 인민은 같은 생명체이죠. 일신의 부귀영화만을 위한 당신의 그 생명, 신이 거두어가자면 한 순간입니다.

2015년 12월 10일 – 서울에서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91268

[림일 칼럼]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압니까?

[림일 칼럼] “국호와 직함을 바꾸시죠”

2015.09.11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④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의 국호

[림일 칼럼] “국호와 직함을 바꾸시죠”

김정은 위원장! 오늘이 공화국창건 67주년이 되는 날인데 그 공화국이 이런 나라인지는 알고 있습니까? 인민들이 당신을 비판하면 처형되는 나라, 외국방송 청취는 불가능하고 자기 사는 지역을 벗어나려도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토록 폐쇄적인 나라이기에 세계 유례없는 3대 세습이 성공했다고 봅니다. 여하튼 대단합니다. 나라의 주인인 2천만 인민을 하나 같이 소경, 귀머거리, 벙어리로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죠. 그런 조건에서 독재를 못한다면 말도 안 되지요.

당신의 조부 김일성 주석이 만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름이 좋아 ‘민주주의공화국’이지 실제는 독재국가입니다. 부친 김정일 위원장이 더욱 폐쇄적으로 다져온 그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경제빈국, 비참한 인권유린국가이죠.

인민들이 당국이 무서워 말을 못해서 그러지 ‘민주주의’란 이름은 허울이고 기만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세계 200여개 나라 국호 중에 가장 긴 이름이죠. 지구촌에 존재하는 대부분 나라들은 국호에 ‘공화국’, 이것도 줄여 ‘국’으로 씁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현재 국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바꾸면 어떨까요? ‘조선민국’으로 말입니다. 한자이름은 ‘朝鮮民國’이며 뜻풀이는 ‘조선인민의 나라’입니다. 남조선의 공식국호인 ‘대한민국’이름과 유사하여 고민입니까?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들이 입버릇처럼 외우는 ‘우리 민족끼리’아닙니까?

또한 세계 정상들 중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당신의 직함만큼이나 긴 이름도 없습니다. 멀리도 말고 한반도 주변 국가들만 살펴봐도 대한민국과 미국, 러시아의 정상은 ‘대통령’, 중국의 정상은 ‘주석’, 일본의 정상은 ‘총리’ 직함이죠.

당신의 직함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부친의 직함 ‘국방위원장’과 유사하며 줄여서 ‘위원장’인데 이건 최고지도자의 품위에 맞는 직함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회에도 ‘국방위원장’도 있으며 더구나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은 수백만 명이나 있죠. 대한민국은 1948년부터 지금까지 최고지도자의 직함을 ‘대통령’으로 쓰는데 당연히 한 사람이니 돋보일 수밖에 없지요.

‘대한민국’보다 24일 늦게 출범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1948년부터 ‘수상’이었고 1972년부터 ‘주석’, 1998년부터 ‘국방위원장’, 2012년부터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합니다. 세상에는 나라가 많아도 이렇게 최고지도자의 직함이 자주 바뀌는 나라는 역사에 없었습니다.

당신이 주인입니다.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2천만 인민도 한 손에 쥐락펴락하는 그 막강한 권력의 자리에서 말입니다. 내일이라도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하여 현재의 직함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바꾸세요.

무려 24글자나 되는 지금의 직함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보다는 10글자인 <김정은 조선민국 대통령>이 훨씬 낫지요.

대통령! 크게 통치하는 사람입니다. 부디 김정은 위원장이 2천만 인민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2015년 9월 9일 – 서울에서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73224

[림일 칼럼] “국호와 직함을 바꾸시죠”

[림일 칼럼] “이 분이 훌륭한 진보이고 참된 양심입니다”

2015.09.07

“당신이 통일입니다” ⑦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고문

[림일 칼럼] “이 분이 훌륭한 진보이고 참된 양심입니다”

 

남한의 대표적인 운동권인사로 지난 1986년 서울대학교에서 ‘구국학생연맹’을 결성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80년대 학생 운동권에 급속히 전파했습니다.

그는 1991년 밀입북으로 평양에서 김일성을 두 차례나 면담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체사상에 대한 회의를 느껴 자신이 만든 ‘민족민주혁명당’을 해체하였죠.

1990년대 중반부터 강철환, 안명철 등 탈북민들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며 북한실상을 알게 되었고 이후 그들과 함께 북한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있습니다.

김영환 선생은 지난 2012년 3월 중국국가안전부에 체포되어 114일간 구금, 고문을 당한 후 7월에 풀려나 당시 받았던 가혹행위를 폭로하기도 하였지요. 저와의 인연은 수년 전 모 탈북자단체 세미나에서 만나 알게 되었고 너무도 훌륭한 분이시어 3년 전 집필한 ‘소설 황장엽’에 등장인물로 그려 넣었답니다.

– 림 일 기자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72461

[림일 칼럼] “이 분이 훌륭한 진보이고 참된 양심입니다”

[림일 칼럼] 세계를 울린 감동의 연설자

2015.09.08

“당신이 통일입니다” ⑧ 오준 주UN 대표부 대한민국 대사

[림일 칼럼] 세계를 울린 감동의 연설자

 

제12회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지난 1978년 8월 외무부에 들어갔습니다. 1985년 주UN 대한민국대표부 2등 서기관을 시작으로 줄곧 외교관의 길을 걷지요.

외교통상부 내 주요직책을 두루 걸치면서 2010년 주싱가포르 대한민국대사에 이어 2013년부터 주UN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를 역임하고 계십니다.

오준 대사님은 고위외무공무원 중 참 보기 드문 만능엔터테이너이죠. 밴드 드러머, 미술, 칼럼기고, 강연 등 그의 활동은 웬만한 연예인 뺨칠 정도랍니다.

제가 이 분을 알게 된 것은 2014년 12월 22일 UN안보리 회의장에서 참석자들과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그의 연설을 인터넷동영상으로 본 이후입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진행된 ‘제12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UN을 방문하였을 당시 오준 대사님의 손을 꼭 잡고 3만 탈북민들의 감사의 인사를 전했지요.

– 림 일 작가

[림일 칼럼] 세계를 울린 감동의 연설자

[림일 칼럼] “남조선은 조선이 아닙니까?”

2015. 8. 15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③ 세상이 웃고도 남을 일입니다

[림일 칼럼] “남조선은 조선이 아닙니까?”

김정은 위원장! 지난 7일 공화국정부가 “조국해방(광복) 70돌을 맞아 15일부터 지금보다 30분 늦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을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여 오늘부터 공화국에서 사용하는 ‘평양시간’으로 서울이 낮 12시(정오)인 경우 평양은 11시 30분으로 30분 시차가 생기지요.

역사를 보면 1908년 대한제국은 처음으로 표준시를 도입하면서 한반도 중심을 지나는 경도 127.5도(지금보다 30분 늦음)를 기준으로 했지요. 그러다가 한일강제합병으로 1912년부터 일본 중심을 지나는 경도 13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가 되어 현재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공화국도 군말 없이 잘 써 왔죠.

한국정부는 1954년, 그러니까 공화국보다 60여 년 전 일찍이 일제청산을 위해 표준시간을 30분 늦췄지만 1961년 다시 일본 기준으로 돌렸지요.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대외무역이나 통신 등 국제기준에 맞춰 혼란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분단 70년간 남북이 대립하였지만 두 번의 정상회담과 수차례 정부대표단 교환방문, 경제교류협력 등이 있었지요. 그 속에서 전임 수령들인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금의 한반도 표준시(일본 표준시)를 사용했던 겁니다.

남과 북이 100여 년간 써왔던 국제관례를 광복 70돌에 즈음하여 일제청산을 명분으로 전격 폐기하고 독자적인 ‘평양시간’을 쓴다는 건 너무 황당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평양시간’을 당신 혼자 쓰면 무슨 불평이 있겠습니까만 한반도의 서로 다른 두 시간은 엄연히 7천만 민족이 써야 합니다. 오늘부터 당장 남과 북은 대화나 전화를 할 때 ‘서울시간’ ‘평양시간’ 하며 불편을 감수해야겠죠.

공화국의 주장대로 새로 적용되는 ‘평양시간’이 ‘조선의 표준시간’이라면 정중히 묻습니다! “남조선은 조선이 아닙니까?” 말로는 우리민족끼리라면서 그 남조선인민들은 불편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소리고요? 정말 기분 더럽습니다.

김 위원장!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당신의 독단으로 만들어진 ‘평양시간’ 때문에 남북한은 결국 한민족, 한강토가 아닌 시차가 다른 두 지역의 주민들로 서로 다른 시간으로 살아야 하며 통일은 멀어지고 민족의 이질감만 생기게 되었습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공화국이 그렇게 제 멋대로 행동할 거면 왜 세계 150여개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었지요? 그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존재하고 싶어 그런 거 아닙니까? 하면 국제사회의 질서도 지켜야죠.

생각해보십시오. 공화국에 들어온 외국인은 공화국의 법을 따르라고 하면은 UN에 들어온 공화국도 UN법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남에게는 질서를 지키라면서 자기는 질서를 안 지키는 건 무례함입니다. 아니 깡패 짓이죠.

정말이지 공화국의 ‘평양시간’ 제정실시는 세상이 웃고도 남을 일입니다. 당신이 진정 국가의 최고지도자라면 일제청산이 고작 표준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화국이 일본보다 월등한 국력을 갖추도록 통치하는 겁니다. 그 첫 번째가 굶주린 주민들의 허리띠를 풀어주는 것임을 부디 명심하길 바랍니다.

​2015년 8월 15일 – 서울에서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67599

 

[림일 칼럼] “남조선은 조선이 아닙니까?”